로코솝스키의 손자에 따르면, 로코솝스키는 전쟁 당시 독일군 원수 파울루스가 탔던 사륜구동 슈타이어를 압수했다: "할아버지 본인이 말씀하신 바에 따르면 그건 호화로운 자동차였습니다. 나중에는 미국인들이 할아버지에게 그만큼이나 멋진 뷰익을 줬지요. 우리는 1962년까지 이 차를 가지고 있었는데, 그 때 할아버지는 새로 나온 ZIM을 받는 대신 이 차를 국방부의 행정 공급 부서에 기증하셨어요. 할아버지는 그런 것들에 무관심하셨습니다. 할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자동차는 전시에 탔던 윌리스 지프예요. 제가 그걸 복원했습니다. 수집가들이 꽤 많은 돈을 제시하며 팔라고 제안했지만 이 지프는 절대 팔지 않을 거예요.
놀랍게도 할아버지는 운전할 줄을 몰랐습니다. 운전을 배우려고 시도한 적이 있기는 했으나 단 한 번 뿐이었어요. 할아버지는 자바이칼에 있을 때 동지들과 함께 스텝 초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. 스텝 초원을 가로 질러 가고 있었는데 마치 평평한 길을 가로 질러 운전하는 것과 같았고 땅은 아주 단단했대요. 일행 중 한 명이 할아버지에게 운전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했답니다. 할아버지는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았고, 스텝 초원은 넓게 펼쳐져 있었고 장애물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원하는 어디든 차를 향할 수 있었대요.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, 예기치 않게 할아버지가 조그마한 도랑으로 차를 몰아 넣었대요. 아마 그 스텝 초원 전체에 딱 하나 있던 도랑일 거래요. 도랑으로 차를 몰아 넣으으면서 정말로 할아버지는 앞 차축을 부러뜨렸고, 그 후 할아버지는 다시는 자동차 운전석에 앉지 않았답니다.
흥미로운 운명을 가진 자동차가 하나 더 있어요. 로코솝스키가 거의 전시 내내 탔던 자동차로, 1941년 11월 미국이 렌드리스를 통해 소련에 공급한 1937년형 쉐보레였지요. 1941년부터 1947년까지 이 쉐보레는 로코솝스키의 개인 차량이었지만 나중에 전쟁 중 자신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사람에게 줬습니다. 이 자동차는 군대의 필요에 맞게 특별히 만들어져서, 운전석과 바닥의 일부가 장갑으로 덮여 있었어요. 이 쉐보레는 지금도 여전히 달릴 수 있고 시속 155마일의 속도에 도달할 수 있어요. 소련 영화 제작사들이 이 자동차를 영화 촬영용으로 빌려갔습니다. 특히 1973년 인기리에 방영된 텔레비전 미니시리즈 Semnadtsats mgnovenii vesny [Seventeen moments of spring]에도 등장했습니다. 이 미니시리즈에서 미국 정보 요원 앨런 덜레스가 이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."
출처:
Marshal K.K. Rokossovsky: The Red Army's Gentleman Commander (2015) (러시아어 원서는 2010년) by 보리스 소콜로프